2025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핵심 신작 중 하나인 '썬더볼츠'는 기존의 정의로운 히어로들이 주축이 되는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악당, 반영웅,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들이 하나의 팀을 구성하고, 정부 주도 혹은 비공식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독특한 콘셉트는 원작 코믹 팬과 MCU 팬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과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특히 코믹북 원작을 접한 팬들에게는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원작을 해석하고 변주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본 글에서는 원작 코믹의 등장 배경과 주요 인물 구성을 바탕으로, MCU에서 어떻게 각색되었고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원작 썬더볼츠의 탄생과 구성
‘썬더볼츠’는 1997년 『인크레더블 헐크』 #449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당시 마블은 오랜 기간 독자들에게 익숙한 ‘정의로운 히어로’ 중심 서사에 피로감을 느낀 팬들을 겨냥해 완전히 새로운 팀을 기획했습니다. 그 핵심은 바로 슈퍼빌런들이 영웅으로 위장하여 활동한다는 역발상적인 설정이었습니다. 당시 ‘어벤져스’와 ‘판타스틱4’ 같은 주요 히어로 팀들이 세계를 떠난 상황 속에서, 악당들이 위기 속에서 영웅 행세를 하며 공백을 채우는 콘셉트는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초기 팀은 바론 제모(Baron Zemo)가 리더로 등장했으며, 마스터즈 오브 이블(Masters of Evil)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졌던 빌런들이 각자 다른 정체성과 외형을 가지고 ‘썬더볼츠’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송버드(Songbird), 애틀러스(Atlas), 마하-1(MACH-1), 테크노(Techno) 등이 초기 멤버였고, 이들의 진짜 정체는 독자에게조차 당분간 숨겨져 있었습니다.
썬더볼츠 코믹은 단순히 빌런들이 히어로처럼 행동한다는 외형적인 콘셉트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진짜 핵심은 “과연 이들이 진정으로 변할 수 있는가?”, “속죄와 구원의 가능성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은 수년간 썬더볼츠 시리즈를 이끄는 핵심 철학으로 자리잡았으며, 캐릭터 중심의 내면적 갈등, 도덕적 회색지대에 대한 탐구가 더해져 마블의 대표적인 반영웅 서사로 손꼽히게 되었습니다. 매번 팀이 재구성되고, 새로운 캐릭터가 합류하거나 배신하는 전개 역시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영화판 썬더볼츠의 멤버 변화와 특징
2025년 개봉 MCU 영화 ‘썬더볼츠’는 원작의 핵심 개념을 차용하면서도, 구성 및 배경은 MCU만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새롭게 조립되고 있습니다. 이미 마블의 여러 영화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새롭게 모인 팀이며, 기존 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조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팀원으로는 일레나 벨로바(블랙 위도우 2대), 버키 반즈(윈터 솔저), 존 워커(US 에이전트), 타스크마스터, 고스트, 레드 가디언이 포함됩니다.
이들은 모두 과거 MCU 작품에서 상처를 입거나 정부에 의해 통제된 삶을 살았던 캐릭터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는 설정은 기존 '히어로' 팀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특히 미국 정부와 연결된 그림자 조직의 수장으로 등장하는 발렌티나 알레그라 드 폰테인(일명 콘테사)의 존재는 팀의 구성과 임무에 미스터리함과 음모론적 요소를 더합니다.
또한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캐릭터 간의 감정선, 과거에 대한 회상, 국가나 시스템에 대한 불신 등이 강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MCU는 단순히 팀의 외형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캐릭터의 심리적인 깊이와 내부 갈등을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코믹북과 MCU의 차이점
코믹북 원작과 MCU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캐릭터 구성 방식, 팀의 목적, 그리고 이야기 전개의 초점에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빌런들이 대중을 속여 영웅처럼 행동하며 내면적으로는 진심으로 바뀔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반면, MCU는 이미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반영웅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정부 명령을 수행하는 팀이라는 방향성을 택했습니다.
원작의 썬더볼츠는 다중적인 정체성과 이중성의 서스펜스를 중심으로 구성된 반면, MCU의 썬더볼츠는 보다 개인의 드라마와 과거의 트라우마 극복 서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바론 제모는 원작에서 리더로서 철학적인 전환의 중심에 있었지만, 영화에서는 주요 인물로 포함되지 않거나 비중이 줄어들 수 있으며, 대신 발렌티나가 실제적인 조종자로 등장함으로써 구조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원작의 썬더볼츠가 DC의 수어사이드 스쿼드와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CU의 영화판은 비교적 그와 유사한 구조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비판도 있습니다. 그러나 MCU 특유의 감정선과 히어로-반영웅 간의 균형 잡힌 서사구조는 단순 모방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색깔을 입히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화 '썬더볼츠'는 원작과 동일한 방향성을 따르기보다는, MCU 세계관 내에서 가능한 재구성의 형태로 등장합니다. 이는 원작을 읽은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해석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MCU 팬들은 기존 영화에서 등장했던 캐릭터들의 성장과 변화를 다시 만날 수 있고, 코믹북 팬들은 각 캐릭터가 원작에서 어떤 식으로 등장했는지 비교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