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영화로 자리 잡은 ‘범죄도시’ 시리즈는 2017년 1편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총 4편이 개봉되며 흥행을 이어갔습니다.
각 편마다 다른 악역과 스토리라인, 그리고 마석도 형사의 활약을 중심으로 하는 구조는 유사하지만, 캐릭터의 진화와 액션 스타일의 변화는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범죄도시 1~4편의 주요 차이점, 빌런의 캐릭터성, 그리고 시리즈의 전반적인 진화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1~4편의 구성과 전개 방식 비교
‘범죄도시’ 시리즈는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면서도, 마석도(마동석 분)를 중심으로 일관된 형사 캐릭터를 유지하며 관객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하지만 각 편마다 소재와 배경, 수사방식, 액션 스타일이 진화해왔다는 점이 시리즈의 지속적인 흥행 요인입니다.
1편(2017)은 서울 구로 일대를 배경으로, 조선족 조직 범죄를 다루며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사실성과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여기서 마석도는 강력계 형사로 등장해, 압도적인 힘과 유머를 겸비한 ‘괴물형 경찰’의 이미지를 각인시켰습니다.
2편(2022)은 베트남을 배경으로 해외 원정 범죄를 다루며 확장된 스케일을 선보였습니다. 납치·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함께, 글로벌 범죄에 맞서는 한국 경찰의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3편(2023)은 국내로 돌아와 신종 마약 범죄를 다루며, 기존 액션 외에도 정보전과 수사기법의 진화가 돋보입니다. 조직 내부의 갈등과 심리전이 두드러져 액션뿐 아니라 드라마적 요소도 강화되었습니다.
4편(2024)은 하얼빈과 서울을 오가는 국경을 넘는 범죄를 중심으로, 전편보다 더욱 정교한 액션과 깊이 있는 스토리라인이 추가되었습니다. 전투 장면의 리얼함과 카메라 워크도 전보다 훨씬 정교해졌으며, 마석도의 인간적인 면모도 다루어져 캐릭터의 입체성이 부각됩니다.
이처럼 각 편은 독립적이지만 시리즈로서의 통일감을 유지하며 점점 더 복합적인 범죄와 강력한 빌런, 그리고 성장한 마석도 캐릭터를 통해 진화하고 있습니다.
빌런 캐릭터의 변화와 존재감
‘범죄도시’ 시리즈의 또 다른 핵심은 강력한 빌런 캐릭터입니다. 각 편의 악역은 단순한 범죄자가 아닌, 무게감과 공포를 동시에 주는 존재로 설계되어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1편의 장첸(윤계상 분)은 조선족 조직의 리더로서, 냉혹하고 잔인한 모습으로 한국 영화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의 등장만으로도 위협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정도로 절제된 말투와 폭발적인 행동의 조화가 뛰어났습니다.
2편의 강해상(손석구 분)은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적의 연쇄살인범으로, 선과 악의 경계가 없는 사이코패스적인 빌런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그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어 관객에게 더욱 큰 공포를 선사했습니다.
3편의 주성철(이준혁 분)은 마약 유통을 통해 세력을 넓히는 사업가형 빌런으로, 겉보기엔 온화하지만 내면은 냉정한 폭력성을 지닌 인물입니다. 특히 이중적인 성격 묘사와 심리전 능력이 강조되었습니다.
4편의 백창기(김무열 분)는 중국 마피아와 연계된 범죄 조직의 핵심 인물로, 체계적인 범죄와 군사 수준의 전술을 사용해 경찰을 압도합니다.
빌런임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와 지능, 전투력까지 모두 갖춘 전무후무한 존재로 묘사되며, 마석도와의 대결 구도가 시리즈 최고의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냅니다. 각 편의 빌런들은 단순히 마석도의 상대가 아니라, 그 시대와 사회적 이슈를 상징하는 존재로 기능하며 스토리에 무게를 더합니다.
이처럼 ‘범죄도시’는 빌런을 단순한 장애물이 아닌, 서사의 중심축으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작품의 수준을 높였습니다.
시리즈의 스타일 변화와 캐릭터 진화
초기 '범죄도시'는 직설적인 액션과 강한 타격감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석도는 주먹 한 방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투박한 형사였지만,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그는 더 똑똑해지고, 더 많은 팀원들과 협력하며, 사건을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캐릭터로 변화합니다.
특히 3편 이후부터는 정보전, 해킹, 전략 수사 등 현대적 요소가 더해져 단순한 액션물에서 수사극과 범죄드라마의 하이브리드 장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석도가 단순히 ‘괴물 형사’가 아니라 시민을 지키는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주얼 스타일 또한 달라졌습니다.
1편은 로우 톤의 카메라와 핸드헬드 촬영으로 현실감을 강조했지만, 4편에 이르러서는 와이드 앵글, 드론 샷, 다이내믹 편집 등을 통해 스케일이 커졌고, 이는 헐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또한 유머 코드의 변화도 눈에 띕니다. 초반에는 마석도의 유쾌한 말투가 주된 웃음을 줬지만, 최근에는 팀원들과의 케미, 빌런과의 반전 상황에서도 유머가 드러나면서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잡는 균형감 있는 연출이 돋보입니다.
결국 ‘범죄도시’는 단순한 액션 프랜차이즈를 넘어, 한국형 범죄 장르물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그 핵심은 마석도의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 그리고 시리즈의 연출력 진화에 있습니다.
‘범죄도시’는 각 편마다 다른 스타일과 주제, 빌런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며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강한 액션만으로가 아니라,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고 캐릭터의 성장을 그려내며 한국 범죄영화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습니다. 지금까지의 시리즈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다가올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함께 키워보는 건 어떨까요?